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지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할지 막막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코스피 200 ETF를 코어로 쥐고 있으면서 이걸 그냥 유지해야 할지, 뭔가를 더 넣어야 할지 계속 고민하던 차에 ASK라는 투자 프레임을 접했습니다.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실버(Silver), 코스피(Kospi)를 조합한 이 전략,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논리를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탄탄했습니다.
에어로스페이스가 단순 우주 테마가 아닌 이유
솔직히 에어로스페이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스페이스 X 상장 기대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저는 IT 담당 팀장이라 AI 얘기는 매일 듣는데, 그게 하늘에서 쏘아 올리는 위성과 연결된다는 건 미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핵심은 통신입니다. 피지컬 AI(Physical AI), 즉 로봇·자율주행·UAM(도심항공교통) 같은 기기들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끊김 없는 통신망이 필수입니다. 여기서 UAM이란 도심 내에서 운항하는 전기 기반 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교통수단으로, 쉽게 말해 하늘을 나는 택시 개념입니다. 문제는 한국처럼 기지국이 촘촘한 나라는 극히 드물고, 글로벌 기준으로 통신이 닿지 않는 데드존(Dead Zone)이 전체 면적의 90%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이 데드존을 해소하는 답이 바로 저궤도 위성(LEO, Low Earth Orbit Satellite)입니다. LEO란 지상 2,000km 이하의 낮은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으로, 기존 정지궤도 위성보다 신호 지연이 훨씬 짧아 실시간 통신에 적합합니다. 6G 시대를 구현하려면 수천 개의 저궤도 위성을 연속 발사해야 하고, 방산 측면에서도 미사일 탐지·요격에 위성망이 활용됩니다. 스페이스 X 상장 기대감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로는 AI와 통신 인프라가 맞닿는 교차점에 에어로스페이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ETF 구성 종목을 들여다보니, 단순 우주 업체뿐 아니라 위성 부품·방산 전자·통신 장비 기업들이 함께 편입돼 있었습니다. 테마 ETF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AI 인프라 ETF에 가까운 구성이었습니다.
은(Silver)이 AI 시대의 핵심 소재인 이유
은을 안전자산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지금은 그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작년에 금 ETF를 조금 들고 있다가 생각보다 변동성이 커서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금도 상황에 따라 위험자산처럼 움직인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고, 이번에 은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은의 가장 중요한 물성은 전기전도율(Electrical Conductivity)입니다. 전기전도율이란 물질이 전류를 얼마나 잘 흘려보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은은 지구상 모든 금속 중 이 수치가 가장 높습니다. AI 서버, 전자기기, 태양광 패널, 전고체 배터리까지 전기가 흐르는 곳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은이 들어갑니다. 전고체 배터리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힙니다. 이 전고체 배터리에서도 은 사용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은 시장 동향을 보면, 실버 인스티튜트(The Silver Institute)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은의 산업용 수요는 전체 소비의 50%를 넘어섰으며, AI·전력 인프라 확대와 함께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출처: The Silver Institute). 금과 달리 은은 소비재에 가깝습니다. 한 번 쓰면 회수하기 어렵고, 수요는 계속 늘어납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은이 슈퍼 금속이라는 표현은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두 배 이상 크고 투기 수요에도 훨씬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10~15% 이내 위성 자산으로 접근해야 하며, 몰빵은 금물입니다. 저는 결국 코어를 유지하면서 은 ETF를 소량 추가하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코스피 200과 포트폴리오 실전 구성법
코스피 K는 솔직히 세 가지 중 가장 공감이 됐습니다. 이미 코스피 200 ETF를 코어로 쥐고 있었고, 고환율이 수출주에 유리하다는 논리도 직관적이었습니다. 환율 1,500원 시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처럼 달러로 매출을 버는 대형 수출주는 원화 기준 실적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한국거래소(KRX) 통계에 따르면 코스피 200 지수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을 편입해 전체 시장의 약 93%를 커버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대형주 중심에 AI와 반도체가 맞물린 구조라는 점에서, 지금 같은 매크로 불안 장세에서도 가장 방어력 있는 국내 선택지입니다.
48세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제가 가장 어려웠던 건 '얼마나 복잡하게 가져가야 하느냐'였습니다. 이 전략대로 S&P 500, 나스닥, 코스피 200을 코어로 깔고, 에어로스페이스·은·파킹형 ETF까지 넣으면 관리해야 할 바구니가 너무 많아집니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건, 코어 비중을 50% 미만으로 줄이는 '매운맛 포트폴리오'를 성향으로만 구분한다는 점입니다. 은퇴까지 10년 남짓 남은 중장년 투자자에게는 복구 기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이와 투자 기간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실제로 적용한 구성을 참고용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코어(70%): S&P 500 ETF 30% + 나스닥 100 ETF 10% + 코스피 200 ETF 30%
- 위성(20%): 에어로스페이스 ETF 10% + 은 현물 ETF 10%
- 파킹(10%): 파킹형 ETF(단기채 또는 MMF형)
복잡성을 줄이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압축한 결과입니다. 포트폴리오가 복잡할수록 리밸런싱(Rebalancing) 이 어려워집니다. 리밸런싱이란 시장 변동으로 틀어진 자산 비중을 원래 목표 비율로 다시 맞추는 작업으로, 이걸 꾸준히 실행할 수 있어야 전략이 유지됩니다.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패닉셀도, 급격한 비중 변화도 피하는 게 맞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확인해야 할 건 뉴스 헤드라인이 아니라 내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이 지금도 유효 한가입니다. ASK 전략이 매력적인 건 AI 시대라는 큰 흐름 위에 통신·소재·국내 대형주를 논리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전략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짜야 오래 유지됩니다. 한 번 구성해 두고 끝이 아니라, 6개월~1년 단위로 점검하면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본인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