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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 투자 원칙 (적립식투자, 분산투자, 레버리지ETF)

by 신연금연구 2026. 8. 9.

주식이 반토막 났을 때 팔지 않고 버틴 사람이 정말 현명한 걸까요, 아니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걸까요. 저는 이번 7월 폭락장을 직접 겪으면서 그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3년간 월급날 다음 날 자동으로 사왔던 SK하이닉스와 S&P500 ETF가 무너지는 계좌를 붙잡아줬거든요. 원칙을 지켰더니 공포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적립식 투자, 폭락장에서 진짜로 작동하는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스피가 6월 19일 고점 대비 31% 하락하고, SK하이닉스가 43% 빠지는 동안 제 전체 포트폴리오 낙폭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계좌를 열어보기 무서웠는데, 막상 열어보니 "이 정도면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적립식 투자(Dollar Cost Averaging, DCA)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정해진 날에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매수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오를 때도, 떨어질 때도 같은 금액을 넣기 때문에 평균 매수 단가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저는 3년째 월급날 다음 날을 매수일로 고정해 뒀는데, 이 단순한 습관 하나가 이번 폭락에서 심리적 버팀목이 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매달 1일에 SK하이닉스를 동일 금액으로 매수했다면,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이었던 7월 28일 기준으로도 수익률이 2.6배였다는 계산이 있습니다. 2년을 유지했다면 5.4배입니다. 이 수치를 보고 "그래도 지금 많이 떨어진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폭락 이후에도 매수를 멈추지 않은 물량이 반등할 때 계좌 회복의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투자는 고점을 먹는 게임이 아니라 큰 흐름의 결과를 먹는 게임이라는 말이 이번에 제일 깊이 와닿았습니다.

요약: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넣는 적립식 투자가 폭락장에서 실질적인 방어막이 됐습니다.

 

분산투자, 반도체 폭락인데 내 계좌는 왜 덜 무너졌나

이번 폭락이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사건이었다는 점은 분산투자의 효과를 유독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코스피의 절반 가까이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다 보니, 이 두 종목이 무너지면 지수 전체가 끌려 내려갑니다. 거기에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 Index ETF)들이 지수 하락에 맞춰 편입 종목을 기계적으로 매도하면서 반도체와 무관한 종목들까지 함께 하락하는 연쇄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인덱스 ETF란 특정 주가지수의 구성 종목과 비율을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로, 지수가 내리면 ETF 운용사는 편입 종목을 같은 비율로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7월, S&P 500은 큰 변동 없이 지나갔습니다. 미국에서도 반도체는 떨어졌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5%, 아마존은 14%, 애플은 7% 상승했습니다(출처: Yahoo Finance). 반도체가 흔들리는 동안 빅테크가 지수를 지탱한 겁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구조가 제 계좌에서도 똑같이 작동했습니다. 반도체가 한창 오를 때 S&P500과 빅테크가 상대적으로 못 가고 있다고 느꼈는데, 반도체 폭락 때 이 비중이 포트폴리오를 지켜줬습니다. 동료 중 한 명은 국내 반도체 중심으로만 포트를 구성했다가 이번에 정말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분산의 유무가 같은 시장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냈습니다.

  • 종목 분산: 국내 반도체 + S&P500 + 미국 빅테크로 섹터·국가를 나눔
  • 시간 분산: 매달 일정 금액 적립으로 매수 시점을 분산
  • 효과: 반도체 43% 하락 시에도 전체 포트 낙폭을 제한적으로 유지
요약: 국내 반도체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와 S&P500·빅테크가 분산된 포트폴리오의 폭락 경험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레버리지 ETF, 수익 두 배가 아니라 손실 두 배였다

7월 한 달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1위가 하이닉스 레버리지, 2위가 코스피 레버리지, 3위가 코스닥 레버리지였습니다. 폭락하는 장에서 오히려 레버리지에 몰린 겁니다.

레버리지 ETF(Leveraged ETF)란 기초 지수나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즉 오늘 주가가 2% 오르면 ETF는 4% 오르고, 2% 떨어지면 4%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하루 단위'라는 점입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가 역방향으로 작용해 기초 자산보다 손실이 훨씬 커집니다.

실제 수치가 이를 증명합니다. 5월 말 출시 이후 7월 28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25%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61% 하락했습니다. 단순 계산이라면 50% 하락이어야 하는데, 매일 두 배 변동성이 쌓이며 손실이 더 커진 겁니다(출처: 한국거래소 KRX). 더 아이러니한 건 인버스(Inverse) ETF, 즉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을 보는 상품조차 같은 기간 52%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하이닉스가 실제로 25% 빠졌는데, 떨어지면 버는 상품도 손실이 났습니다. 일 단위 추종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손실입니다.

동료가 "레버리지로 한 방에 만회하자"라고 했을 때 제가 거절했던 건 그냥 소심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도박과 구조가 너무 닮아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레버리지 ETF는 단기 수익을 노린 상품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이 기초 자산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섭니다.

 

리밸런싱과 투자 원칙, 폭락 이후에 정리해야 할 것들

이번 폭락 이후 제가 가장 아쉬웠던 건 리밸런싱(Rebalancing)을 미리 해두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리밸런싱이란 포트폴리오 내 자산 비중이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났을 때 일부를 매도해 비중을 원래대로 조정하는 작업입니다. SK하이닉스가 미친 듯이 오를 때 비중이 너무 커졌고, 그걸 일부 정리해 뒀다면 낙폭을 더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올해 5월처럼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를 때 리밸런싱을 실행하기가 심리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이번에 절실히 느꼈습니다.

고점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착각도 이번에 다시 한번 경계하게 됐습니다. 코스피가 9,300까지 올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 1만은 금방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솔직히 그랬습니다. 많이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많이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질 것 같은 이 심리가 투자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폭락장에 공포에 못 이겨 전부 던지고 시장을 떠나는 건 더 위험합니다. 역사적으로 선진 시장의 폭락장은 대부분 장기 매수 기회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 꾸준히 진입했던 투자자들의 장기 수익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장기 시장분석에서도 주요국 증시는 단기 충격 이후 회복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습니다(출처: IMF). 물론 개별 종목의 펀더멘탈(Fundamental), 즉 기업의 실적·재무·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잠이 안 올 정도의 금액을 투자해야 진짜 투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잠이 잘 오는 분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두는 게 장기 투자를 지속하게 해주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요약: 리밸런싱을 미리 해두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원칙 없는 투매보다는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버티는 게 장기적으로 유효합니다.

분산 포트폴리오와 반도체 집중 투자, 레버리지 ETF의 폭락장 낙폭 비교 그래프
분산 포트폴리오와 반도체 집중 투자, 레버리지 ETF의 폭락장 낙폭 비교 그래프

자주 묻는 질문

Q. 폭락장에 적립식 매수를 계속 해야 하나요, 잠깐 멈춰야 하나요?

A. 멈추는 게 맞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폭락 이후에도 꾸준히 매수한 물량이 반등할 때 계좌 회복의 핵심이 됐습니다. 다만 이건 펀더멘탈이 탄탄한 종목이나 지수 ETF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실적이 장기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이라면 적립식 유지보다 정리가 맞을 수 있습니다.

 

Q. S&P500 ETF를 포트폴리오에 꼭 넣어야 하나요?

A. 이번처럼 국내 특정 섹터가 집중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S&P500의 방어력이 확실히 증명됐습니다. 다만 전 세계 증시가 동시에 크게 흔들리는 경우라면 분산 효과가 이번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산업과 국가를 넘나드는 분산 효과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Q. 레버리지 ETF는 단타로 짧게 쓰면 괜찮지 않나요?

A. 실제로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를 단타로 활용하는 분들이 많고, 짧은 시간 안에 방향이 맞으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향 예측이 틀렸을 때 손실도 두 배 이상으로 커지는 구조를 인지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 상품은 시장 방향을 꾸준히 맞출 자신이 없다면 손대지 않는 게 맞습니다.

 

Q. 리밸런싱은 언제,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A. 정해진 답은 없지만, 특정 종목이나 자산군의 비중이 목표치 대비 10~20% 이상 벗어났을 때 조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통용됩니다. 저는 이번에 하이닉스 비중이 너무 커졌을 때 미리 일부 정리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상승장에서 리밸런싱을 실행하는 게 심리적으로 어렵지만, 그게 바로 원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결론

이번 폭락장은 제가 3년간 지켜온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자리였습니다. 적립식 매수를 멈추지 않고, S&P500과 빅테크로 분산해 두고, 레버리지에 손대지 않았던 것. 특별한 전략이 아니라 그냥 원칙을 지킨 것뿐인데 계좌가 견뎌냈습니다. 폭락 이후에도 꾸준히 사둔 물량이 반등할 때 회복의 힘이 됐습니다.

물론 이번이 반도체 섹터 중심의 폭락이었기에 분산 효과가 유독 컸다는 점도 있습니다. 다음번 폭락이 이번과 같은 방식일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가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잠 못 자게 만드는 투자보다, 원칙 안에서 잠 잘 자는 투자가 장기적으로 자산을 키웁니다. 리밸런싱을 좀 더 부지런히 해두겠다는 숙제도 이번에 챙겼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1tWFEx4Gw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