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랬다. 코스피가 2,500 근처에서 지루하게 횡보하던 시절, 주식 얘기 꺼내면 주변에서 "요즘 주식이 뭐가 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관심 없었다. 그러다 6천, 7천 찍히고 나니까 갑자기 사방에서 "지금 사도 돼요?" 소리가 들린다. 솔직히 이 패턴, 20년 넘게 이 바닥에 있으면서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쌀 때는 조용하다가 올랐을 때 몰려든다. 나도 초년생 때 그랬으니까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다. 근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다. 저 사람들, 또 고점에서 물린다.
최근에 존 리 대표 인터뷰를 봤다. 오래된 원칙인데 들을 때마다 새롭다. 핵심은 이거다. 가격을 맞추려 하지 말고, 그냥 모아가라.
쌀 때 왜 아무도 관심이 없을까
이게 진짜 미스터리다. 2,500일 때 주식 얘기하면 "지금 경기가 어떤데 주식이냐"는 반응이었다. 근데 7천이 되니까 "나도 해볼까"가 된다. 존 리 대표가 딱 이 얘기를 했다. 시장은 언제 랠리 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항상 투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2,500에서 꾸준히 모아 온 사람은 지금 웃고 있다. 반대로 7천에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불안하다. 그 차이가 타이밍이 아니라 습관에서 온다는 걸 대부분 모른다.
"지금 사도 돼요?"라는 질문 자체가 틀렸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되묻는다. "지금 주식 비중이 얼마나 돼요?" 대부분 없거나 아주 낮다. 그러면 답은 하나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7천이 되건 8천이 되건. 존 리 대표도 똑같은 말을 했다. 투자는 가장 좋을 때가 지금이다. 앞으로 1만이 되고 2만이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그 자리에 있었느냐는 거다. 타이밍을 맞추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도 못 한다. 6개월 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근데 여기서 내가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있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말이 "지금 당장 몰빵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 재산에서 주식 비중을 얼마로 가져갈지, ETF로 할지 개별 종목으로 할지, 그 기본 구조는 먼저 잡고 들어가야 한다. 이 부분을 존 리 대표도 강조했는데, 인터뷰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주식은 사고파는 게 아니라 모아가는 것, 근데 쉽지 않다
존 리 대표의 말 중에 가장 공감 가는 게 이거다. 주식은 모아가는 거다. 근데 이게 말은 쉽고 실천은 정말 어렵다. 올랐을 때 팔고 싶은 충동, 빠졌을 때 손절하고 싶은 충동. 이게 사람 본능이다. 나도 초반에 수도 없이 그 충동에 졌다. 오른 거 팔고 나서 더 오르는 걸 보면서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존 리 대표는 본인 포트폴리오를 거의 안 바꾼다고 했다. 20년 들고 있는 주식도 있다고. 그 말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 이 장에서 팔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지금은 닷컴 버블 때와 다르다. 회사들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실적이 받쳐주는 장이다. 이런 장에서 팔면 그다음 상승을 또 구경한다.
좋은 주식 고르는 법, 사실 어렵지 않다
존 리 대표가 이 부분에서 꽤 명쾌하게 정리했다. 매출이 3년째 늘고 있는지, 이익이 증가하는지, 부채가 줄고 있는지. 이 세 가지다. 거기에 제품 경쟁력 정도. 전문가가 따로 없다고 했는데, 이 말이 처음엔 좀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다. 근데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어떤 종목을 사라는 전문가가 있으면 다들 같은 걸 사야 하는데, 실제로는 누군가 사고 있을 때 누군가는 팔고 있다. 그게 시장이다.
리딩방에 속는 이유가 뭔지 안다. 자기가 초보라는 생각에 남을 믿는 거다. 나도 주변에서 그런 피해 사례를 직접 봤다. 주식은 공부가 필요한 게 맞는데, 그 공부의 방향이 단기 예측이 아니라 기업 분석이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경제 지표보다 금리, 금리보다 기업 실적
존 리 대표가 경제 지표는 주식이랑 상관없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100% 동의는 어렵다. 매크로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핵심은 맞다. 경제가 좋다고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고, 경제가 나쁘다고 무조건 빠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나쁜 뉴스가 쏟아질 때 기회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금리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도 맞다. 금리 올라갈 때 주식 힘들고, 내려갈 때 탄력 받는 구조는 오랫동안 반복돼온 패턴이다. 결국 단기 경제 지표에 흔들리기보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에 집중하는 게 맞다.
지금 시작한다면, 코스피100 ETF 하나로 충분하다
존 리 대표가 추천한 건 코스피100 ETF다. 운용사 이름이 앞에 붙어 종류가 여럿이지만 내용은 같다. 하나 골라서 꾸준히 적립하면 된다. 하이닉스 신고가 보면서 못 올라탄 게 아깝다고? ETF엔 하이닉스도, 삼성전자도, 현대차도 다 들어있다. 변동성은 낮추면서 한국 경제 성장에 같이 올라타는 방법이다.
개별 종목은 공부가 되고 나서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처음부터 종목 고르려고 무리하다가 리딩방 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투자는 가격을 맞추는 게 아니다. 좋은 회사에 시간을 내어주는 거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작점이라는 말, 처음 들었을 때는 뻔하게 들렸는데, 20년 지나고 나니까 그게 진짜였다.

📺 참고 영상: 존 리 대표 인터뷰 - 주식초등학교 특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