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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투자 전환 (외국인 매수, AI 인프라, 포트폴리오)

by 신연금연구 2026. 4. 19.

코스피 투자 전환 이미지
코스피 투자 전환 이미지

작년까지 저는 코스피를 거의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국내 주식은 '박스피'라는 별명처럼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인식이 워낙 강했고, 그냥 미국 S&P 500 ETF만 꾸준히 모으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뭔가 달라지는 신호가 느껴졌고, 48세에 처음으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외국인 매수가 한국으로 향하는 진짜 이유

변화를 처음 감지한 건 현대차 주가였습니다. 제가 직접 데이터를 찾아봤는데, PBR이 1배 초반이라는 숫자를 보고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란 기업이 가진 실제 자산 가치 대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비율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1,000억짜리 자산을 가진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1,000억 미만으로 거래되면 PBR이 1 이하가 되는 셈입니다. 이렇게 많이 버는 회사가 왜 이 가격이지 싶어서 소액을 담았는데, 몇 달 만에 꽤 올랐습니다. 그게 국내 주식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 계기였습니다.

외국인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구조에는 패시브 자금의 특성이 있습니다. 패시브 자금이란 특정 지수나 ETF(상장지수펀드)의 구성 종목을 추종하며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방식의 자금을 말합니다. 블랙록의 신흥국 ETF처럼 대형 바구니에 돈이 들어오면,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대형주가 자동으로 매수됩니다. 개별 종목을 따지는 게 아니라 한국이라는 바구니 자체에 베팅하는 구조입니다. 최근 글로벌 펀드 자금 흐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중심이던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ETF로 방향을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다만 이 흐름을 너무 확신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자금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에서 신흥국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갑자기 역전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돈의 물줄기가 한국으로 향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게 가능성 높은 방향이라고 보면서도 단정 짓기보다는 열린 눈으로 지켜보는 게 맞다고 판단합니다.

AI 인프라 곡괭이 전략과 포트폴리오 현실 점검

제 생각이 바뀐 두 번째 계기는 'AI 인프라 곡괭이' 논리를 접하면서였습니다. 1849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금을 캔 광부보다 곡괭이와 청바지를 판 사람들이 더 안정적으로 돈을 벌었다는 비유인데, 48세에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꽤 세게 와닿았습니다. AI 시대에도 어떤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그들에게 필수 부품을 공급하는 쪽은 누가 이기든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려면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 HBM(고대역폭메모리): AI 연산에 필요한 초고속·대용량 메모리 반도체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습니다.
  • 초고압 전선과 변압기: 데이터 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 원자력 발전 기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 기술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HBM이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말합니다. 엔비디아의 AI 칩과 함께 반드시 탑재돼야 하는 부품이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제가 SK하이닉스를 매수한 것도 이 HBM 실적이 실제로 터지는 걸 확인한 이후였는데, 이후 제가 산 가격 대비 수익률이 꽤 올라 있습니다. 경험상 이건 뉴스를 보고 확신이 든 뒤에 진입하는 게 맞았습니다.

미국은 수십 년간 제조업 기반을 해외로 이전한 탓에 변압기나 원전 부품을 만들 숙련 노동자와 공장이 부족합니다. 안보 문제로 중국산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기술력·납기·가격이 합리적인 미국의 동맹국은 사실상 한국이 유력한 선택지가 됩니다.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저도 비중을 조정했는데,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에 40%를 집중하는 구성을 권장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48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단일 섹터 집중은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반도체 업종은 업황 사이클에 따라 주가가 -50% 이상 하락한 역사가 반복됩니다. MDD(최대낙폭)란 특정 기간 내 고점 대비 가장 크게 하락한 비율을 의미하는데, 은퇴가 10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MDD가 극단적으로 커질 수 있는 섹터에 절반 가까운 비중을 두는 건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기대되지만,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이 실제 배당 확대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정치적 변수도 있다는 걸 함께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결국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10~20%를 유지하는 건 단순한 여유 자금이 아닙니다. 시장이 폭락할 때 공포에 팔아버리지 않고 오히려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는 방어 장치입니다. 제 경험상 이게 멘털 관리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 S&P 500만 들고 있는 포트폴리오가 맞는지 한 번쯤 점검해 볼 시점입니다. 코스피 PBR 저평가, HBM 중심의 AI 인프라 수혜,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는 구간은 흔치 않습니다. 다만 어떤 논리도 100% 확정된 미래가 아니므로, 분산 투자 원칙 아래 조금씩 비중을 옮겨가는 게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1eNxwTX-f4&t=37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