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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 신뢰 (FOMC 금리, 선행매매, 거래시간 연장)

by 신연금연구 2026. 9. 18.

솔직히 저는 20년 넘게 이 업계에 있으면서도 "펀드 산업의 본질이 신뢰"라는 말을 그냥 당연한 수사(修辭)로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자산운용 액티브 ETF 선행매매 의혹이 터지고, ABL바이오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까지 겹치자 그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FOMC 금리 결정부터 시장 신뢰를 뒤흔든 두 가지 금융비리 의혹, 그리고 주식 거래시간 연장이 가져올 변화까지 세 가지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펀드 선행매매로 금이 가는 신뢰의 방패와 뒤늦게 따라 사는 투자자를 대비한 일러스트
펀드 선행매매로 금이 가는 신뢰의 방패와 뒤늦게 따라 사는 투자자를 대비한 일러스트



FOMC 금리 인상, 시장이 바랐던 것과 실제로 온 것

이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인상되며 4.0%가 됐습니다. 여기서 FOMC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이 회의에서 나온 발언 하나하나가 전 세계 자산시장을 움직입니다. 3년 2개월 만에 인상 방향으로 전환된 이번 결정 자체는 시장이 이미 90% 이상 확률로 반영해 놓은 수준이었습니다.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발언 톤'이었습니다. 시장이 원했던 조합은 "금리는 올리되, 앞으로는 차분히 보겠다"는 비둘기파(dovish) 메시지였습니다. 비둘기파란 물가 안정보다 경기 부양·고용 유지를 중시하는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뜻합니다. 반대로 이번에 실제로 나온 것은 성장률 전망 상향, 개인소비지출(PCE) 전망 상향과 함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hawkish) 발언이었습니다. 매파적이란 물가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강경한 기조를 가리킵니다.

제가 특히 눈여겨본 부분은 점도표(dot plot)였습니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이 각자 예상하는 적정 금리 수준을 익명으로 찍어 공개하는 도표입니다. 27년도 전망 칸을 보니 위원들 사이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렸습니다. 추가 인상을 찍은 위원이 있는가 하면 네 차례 인하를 찍은 위원도 있었습니다. 이건 솔직히 "모른다"는 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연준 발표 직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4.95%까지 내려갔다가 파월 의장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5.02%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강달러도 자극됐고, 원·달러 환율은 1,382원으로 튀었습니다. 일본은 엔저(円低) 압박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었는데, 강달러로 미일 금리차가 실질적으로 더 벌어지는 효과가 생기면서 엔저 압박이 오히려 심해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환율은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FOMC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 기준금리 4.0% 확정 — 3년 2개월 만의 방향 전환
  • 성장률·PCE 전망 상향 → 매파적 발언 근거
  • 점도표 분산 극심 → 내년 경로는 사실상 불투명
  • 강달러 → 원화·엔화 환율 동반 압박
요약: 금리 인상 자체는 소화됐지만 매파적 발언과 강달러가 주변국 환율까지 연쇄 압박하면서 "입맛이 씁쓸해진" FOMC였습니다.

 

선행매매 의혹, 펀드 산업의 본질을 건드리다

몇 년 전 한 고객분이 특정 운용사의 액티브 ETF를 매수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담은 종목이니까 믿고 삽니다." 그 한마디가 이번 삼성자산운용 사건 보도를 접하면서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이번 의혹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액티브 ETF란 기초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재량으로 특정 종목의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그래서 매일 보유 종목과 비중을 공시합니다. 문제는 이 공시가 역으로 "삼성이 픽(pick)한 종목"이라는 신호로 읽힌다는 점입니다.

의혹의 핵심은 선행매매(front-running)입니다. 선행매매란 기관이 대규모 주문을 실행하기 직전에 자신의 개인 계좌나 차명 계좌로 해당 종목을 먼저 사서 주가 상승 이후 차익을 챙기는 행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관련 매니저들이 차명과 대포폰을 이용해 펀드 편입 예정 종목을 미리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ABL바이오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술 수출 계약이라는 대형 호재를 사전에 알고 있던 내부자들이 공시 전 지분을 취득한 뒤, 주가 급등 후 매도한 혐의로 현재 10명 이상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장·임원 가족 및 지인까지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충격이 컸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펀드의 공식 한국어 명칭은 '투자신탁(投資信託)'입니다. 투자(投資)와 신탁(信託), 그중 신(信)은 '믿을 신'입니다. 제가 이 업계에서 20년 넘게 몸담으면서 절감한 건, 운용사가 파는 것은 결국 수익률 숫자가 아니라 "맡겨도 된다"는 신뢰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그 신뢰가 내부에서 무너지면 어떤 수익률 데이터도 의미가 없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주식시장이 기업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받는 현상의 원인을 이 사건 하나로 모두 설명하는 건 과도하다고 봅니다. 지배구조, 배당성향, 환율 리스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반복될수록 "여기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건 막을 수 없습니다.

요약: 삼성자산운용 선행매매 의혹과 ABL바이오 미공개 정보 사건은 개별 일탈을 넘어 투자신탁 산업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사안입니다.

 

거래시간 연장, 유동성이냐 피로냐

한국거래소가 정규장 종료 후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after-hours market) 거래를 개시했습니다. 애프터마켓이란 정규 거래 시간이 끝난 뒤에도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시간 외 거래 시장을 뜻합니다. 이번 확대로 사실상 오전 8시 프리마켓부터 오후 8시 애프터마켓까지 하루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KRX).

배경을 짚어보면 이렇습니다. 기존에 후발 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프리·애프터 시간대를 선점해 빠르게 점유율을 올리자, 한국거래소가 같은 시간대에 뛰어든 것입니다. 넥스트레이드의 시간외 거래량이 정규장의 20%를 넘어섰다는 수치가 이 결정을 촉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 경험상 이 변화는 투자자보다 업계 종사자들에게 먼저 피부로 닿습니다. 증권사 PB나 리테일 담당자들은 원래도 점심 한 끼 제대로 먹기 어려운 구조인데, 이제 저녁까지 대응 시간이 늘었습니다. 저도 고객 상담에서 이 부분을 미리 안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래 시간이 늘면 유동성이 좋아지고 가격발견 기능이 강화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저녁 뉴스에 터지는 공시나 이벤트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 소수 세력이 가격을 좌우할 여지가 생긴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여전히 점심 휴장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간 확대가 반드시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도 자체보다 불공정거래 감시 역량이 이 시간대까지 충분히 뒷받침되는지가 핵심 질문입니다. 거래 시간만 늘고 감시망은 그대로라면, 유동성 공급의 순기능보다 충동매매와 시세 조종 리스크가 먼저 커질 수 있습니다.

요약: 거래시간 연장은 유동성 확대의 순기능이 있지만, 감시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면 오히려 변동성과 불공정거래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번 FOMC 금리 인상이 한국 주식시장에 악재인가요?

A. 인상 자체는 시장이 이미 선반영한 수준이라 당일 코스닥은 오히려 소폭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만 매파적 발언과 강달러가 원화 환율을 자극했고, 이것이 외국인 자금 이탈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악재냐 아니냐"보다는 "어떤 파생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느냐"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Q. 삼성자산운용 선행매매 사건, 내 펀드에도 영향 있나요?

A.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직접적인 손실 범위는 사법 판단이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이 해당 운용사 전체에 대한 신뢰 의구심으로 번질 경우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가입한 펀드가 해당 사건 관련 운용사의 상품인지 확인하고, 금융감독원 DART에서 공시 내역을 직접 살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Q. 주식 거래시간이 밤 8시까지 연장됐는데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나요?

A. 네, 이미 시행됐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증권사 앱에서 한국거래소 시간외 거래를 선택하면 오후 3시 30분 이후에도 매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정규장보다 넓어질 수 있으므로, 유동성이 얇은 종목은 의도치 않은 불리한 체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는 게 좋습니다.

 

Q.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런 비리 사건 때문에 생기는 건가요?

A.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주주환원율 저조, 복잡한 순환출자 지배구조,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선행매매나 미공개 정보 이용 같은 불공정거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런 사건이 반복될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 시장은 믿기 어렵다"는 인식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결론

이번 FOMC 한 줄 요약은 "금리는 올렸고, 발언은 셌고, 파생 효과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환율이 얼마나 더 움직이고 일본 금리 결정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10월 FOMC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 제 마음에 더 오래 남는 건 삼성자산운용 사건입니다. 20년 넘게 이 업계에 있으면서 저는 "투자신탁의 신(信)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게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런 의혹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도적 보완과 강력한 처벌 선례가 없으면 유혹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주식 거래시간 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도가 바뀌면 적응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 변화가 진짜 투자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거래소 수수료 수익을 위한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보는 시선은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gCAsFr7FI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