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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설비 ETF (전력망, 변압기, 수익률)

by 신연금연구 2026. 5. 27.

KODEX AI 전력 핵심 설비 ETF가 1년 만에 약 440%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믿기 어려웠습니다. 반도체도 아니고, 변압기와 전선 만드는 회사들이 이만큼 올랐다는 사실이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주목받는 변압기·전력 설비 인프라 구조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주목받는 변압기·전력 설비 인프라 구조도

전력망이 막힌 그날, 직접 느꼈습니다

2024년 초, 저희 회사가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 인근 부지에 물류 창고 증설을 검토하던 시기였습니다. 실무진이 한전에 전기 증설 신청을 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최소 2~3년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처음엔 담당자가 일을 못하나 싶었습니다. 창고 하나 짓는 데 전기 끌어오는 게 왜 3년이냐고요. 알고 보니 이미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망을 사전에 대거 예약해 둔 상황이었고, 변전 설비 자체가 수요를 도저히 못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변전 설비란 발전소에서 만든 고압 전력을 실제 사용 가능한 전압으로 낮추는 장치를 의미합니다. 데이터센터 하나가 들어서려면 이 변전 시설부터 배전망, 전선 연결 인프라까지 통째로 새로 구축해야 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AI 슈퍼컴퓨터 콜로서스가 소모하는 전력만 약 300MW인데, 이는 인구 25만 명 규모 도시 전체의 소비 전력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관련 ETF를 처음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너무 올랐겠지"라는 생각에 일단 지켜보자 했습니다. 그 결정이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30년 가까이 제조업 현장을 봐온 사람이, 발로 직접 느끼고도 머리로 행동하지 못한 셈이었습니다.

변압기 빅 3과 ETF 4종, 구조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전력 설비 ETF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 KODEX AI 전력 핵심 설비: 2024년 7월 최초 상장. 순자산 약 5조 원으로 압도적 1위. 총 보수 0.39%. 종목당 비중 상한 20%로 분산 설계.
  • TIGER 코리아 AI 전력 기기 TOP3+: 2024년 10월 상장. 순자산 약 1조 5천억 원. 총 보수 0.4%로 4종 중 최고. 상위 3 종목 초기 비중 합계 약 75%까지 가능한 집중형 구조.
  • RISE AI 전력 인프라: 총보수 0.2%로 4종 중 최저. 구성 종목 15개로 가장 많으며 한국전력, 두산퓨얼셀, LG에너지설루션 등 전력 인프라 전반 포괄.
  • HANARO 전력설비투자: 2024년 9월 상장. 순자산 약 2,800억 원. 기초 지수 구성 방식이 KODEX와 유사해 포트폴리오 차별화는 제한적.

집중도를 기준으로 보면 TIGER가 가장 공격적이고, RISE가 가장 분산적입니다. KODEX와 HANARO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여기서 기초 지수란 ETF가 추종하는 기준 주가 지수를 뜻합니다. KODEX와 HANARO의 기초 지수가 사실상 동일한 방법론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름이 달라도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은 거의 동일하게 수렴합니다.

제가 직접 네 종목의 비중 구성을 비교해 봤는데, 핵심 종목인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이 세 곳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성격이 갈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PER 45~50이 비싸다는 시각,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이미 너무 올랐다"는 의견도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현재 변압기 빅 3의 밸류에이션은 45~50배 수준입니다. 여기서 PER이란 현재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미래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반영된 것입니다.

이 수치만 보면 분명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저는 30년 가까이 제조업 현장을 봐온 입장에서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가 약 5조 원, 효성중공업은 약 15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각 회사가 앞으로 약 3년 치 일감을 이미 확보해 둔 것과 같습니다.

제조업에서 수주 잔고 3년 치란 무척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일반 소비재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의 성장 기대와는 불확실성의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이미 계약된 수주가 쌓여 있다는 것은, 향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확정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PER 45~50이라는 숫자를 단순히 비교해 "비싸다"라고 결론 내리기엔 근거가 절반밖에 없다고 저는 봅니다.

전력 인프라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은 415 TWh로,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1.5%를 차지합니다. 2030년에는 이 수치가 945 TWh, 즉 전체의 약 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출처: IEA). 현재의 AI 투자 속도를 감안하면 이 전망치가 보수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물론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국 데이터센터 착공이 지연되거나, 피지컬 AI로의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진다면 전력 인프라 수요의 성장 속도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추격 매수와 집중 투자는 어떤 섹터에서든 신중해야 한다는 점도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어떤 ETF가 지금 나에게 맞는가

"지금 사기 어렵다"는 시각과 "구조적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저는 이 두 입장이 사실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 전략의 핵심은 코어-새틀라이트(Core-Satellite) 접근법입니다. 이는 전체 투자 자산 중 안정적인 대표 지수 ETF를 뼈대(코어)로 두고, 테마형 ETF를 위성(새틀라이트)으로 일부 편입하는 방식입니다. 전력 설비 ETF는 이 위성 자산의 역할에 적합하고, 자산 전체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권고하기 어렵습니다.

투자 성향에 따라 ETF 선택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변압기 빅3 집중 + 단기 모멘텀 추구: TIGER가 적합합니다.
  • 안정적 분산 + AI 전반 흐름에 동참: RISE가 맞습니다.
  • 시장 점유율과 유동성 우선: KODEX가 현실적입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ODEX AI 전력 핵심 설비의 개인 순매수는 한 달 만에 1조 원 이상 증가하며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시장의 관심이 어디로 쏠려 있는지는 이 숫자 하나로도 충분히 읽힙니다.

제 경험상, 현장에서 직접 전력 수급 문제를 체감한 이후에는 이 섹터를 단순한 테마로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일시적인지, 10년짜리 흐름의 시작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결국 핵심입니다. 전력 인프라는 지금 분명히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결국 어떤 ETF를 고르느냐보다 얼마나 분산하고 어떤 자리에 배치하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전략을 갑자기 바꾸기보다 본인이 처음 설정한 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새로 진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분산이 잘된 ETF를 소액으로 위성 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식이 지금 이 시점에서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qywpObORX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