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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 연이틀 (레버리지ETF, 대책, 2007년)

by 신연금연구 2026. 8. 1.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이틀 연속 발동됐습니다. 코로나도 아니고, 글로벌 금융위기도 아닌데 말입니다. 2007년 고객 상담을 하루 열 건 넘게 소화하던 시절, 저는 "이제 오를 일만 남은 거죠?"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지금 이 상황이 왜 그때와 겹쳐 보이는지 솔직하게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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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가 연이틀? 그게 얼마나 이례적인 일인가

시장이 멈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보다 가볍게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란 주가가 급락할 때 거래 자체를 일시 정지시키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레이스 도중 차 한 대가 아니라 경기장 전체를 멈추는 것입니다. 사이드카가 선물 거래만 잠깐 제동을 거는 것과 달리, 서킷브레이커는 현물·선물을 막론하고 시장 전체를 세워버립니다.

한국거래소(KRX) 규정상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또는 코스닥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역사적으로 이 조치가 발동된 건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9·11 테러,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 같은 순간들이었습니다.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조차 시장은 열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틀 연속입니다. 저는 이 숫자 하나가 상당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급락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건 레버리지 ETF입니다. 레버리지 ETF(Leveraged ETF)란 기초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또는 그 이상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지수가 1% 오르면 2%, 1% 내리면 2%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하방 베팅이 몰릴수록 낙폭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특성에 있습니다. 하닉스 같은 대형주가 하루에 6~7% 빠지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는 그 충격을 두 배로 증폭시킵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1% 내외 등락에 그친 날, 우리만 따로 노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 있다고 봅니다.

  • 서킷브레이커: 지수 8% 이상 하락 1분 지속 시 전 시장 거래 정지
  • 레버리지 ETF: 일일 지수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 하락 시 낙폭 증폭
  • 사이드카와의 차이: 사이드카는 선물만 일시 제동,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 정지
  • 이번 사태의 특징: 글로벌 대형 악재 없이 이틀 연속 발동 — 구조적 문제 신호
요약: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는 단순한 조정이 아닌 구조적 경고음이며,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증폭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대책이 나왔는데, 충분한가 — 2007년 가을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

F4 회의가 열렸습니다. F4란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네 명이 모이는 금융시장 안정 협의체를 가리킵니다. 여기에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합류해 긴급 논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결과로 두 가지 조치가 언급됐습니다.

첫 번째는 총투자 한도 내 레버리지 투자 비율 제한입니다. 예를 들어 계좌 내 전체 투자금 중 레버리지 ETF에 투입할 수 있는 비중을 20%로 묶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전 재산을 레버리지 ETF에 몰아도 제지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조치는 레버리지로 유입되는 자금 총량을 줄이는 데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빨리 시행하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가변 레버리지 모델 도입입니다. 가변 레버리지(Variable Leverage)란 당국이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을 2배에서 1.5배, 1배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홍콩식 제도입니다. 당국이 배율을 1로 낮추면 사실상 그날 하루 그 상품은 지수를 그대로 따라갈 뿐이니, 투기적 증폭 기능을 일시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언급됐던 것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문제는 속도입니다. ETF의 F는 펀드(Fund)입니다. 펀드의 실질적 주인은 수익자이기 때문에, 운용 구조를 바꾸려면 수익자총회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공모 펀드에서 수익자 25% 동의를 모으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거래소 약관 개정이나 감독당국의 특별 조항 삽입 같은 우회 경로를 검토한다는 건데, 법적 근거를 마련하다가 시간을 다 쓸까 걱정이 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 변경은 논의가 길어질수록 시장이 먼저 반응해 버립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번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저는 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에 직접 손을 댈 의지가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봤거든요. 방향은 옳습니다. 그런데 "법적 근거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문장은 여전히 뒤가 너무 깁니다.

2007년 가을이 자꾸 생각나는 건 이 대목입니다. 당시 코스피가 2,085포인트 고점을 찍던 날, 상담 창구는 "이제 오를 일만 남은 거 아니냐"는 확신으로 가득했습니다. 1년 뒤 지수는 900 아래로 내려갔고, 고점에 들어갔던 분들은 팔지도 못하고 버티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때 제가 아무 말도 못 했던 건, 낙관론이 극에 달한 순간에 위험을 경고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될 때마다 그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레버리지 ETF 구조가 시장의 하방 변동성을 비대칭적으로 키운다는 점에서, 대책의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다만 "빨리 하겠다"는 말과 실제 집행 사이의 간극을 시장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간극이 좁혀지는 속도가 이번 국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요약: 총량 규제와 가변 레버리지 도입은 방향이 옳지만, 법적 절차와 집행 속도가 실효성을 결정하며, 2007년처럼 대책이 느린 사이 시장이 먼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서킷브레이커 발동 자체가 이미 시장이 비정상 상태임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이 국면에서 즉각적인 매수·매도 결정보다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레버리지 비중이 얼마인지 먼저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충동적 대응이 손실을 키운 사례를 저는 2008년, 2020년에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Q. 레버리지 ETF가 위험하다면 그냥 없애면 되는 거 아닌가요?

A. 폐지를 주장하는 시각도 있고, 존치하되 규제를 강화하자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가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레버리지 ETF는 헤지(Hedge) 수단으로 정당하게 쓰이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전면 폐지보다는 배율 상한 조정이나 투자 한도 제한이 균형 잡힌 접근입니다. 단, 규제 설계가 구멍 없이 빠르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Q. 가변 레버리지 제도는 언제쯤 도입될 수 있나요?

A. 현재는 "법적 근거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단계입니다. 수익자총회 동의 요건, 약관 개정 절차 등 법적 장벽이 남아 있어 단기 도입은 어렵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홍콩은 유사 제도를 이미 운용 중이므로 참고 모델은 있지만, 국내 법 체계에 맞게 설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Q. 이번 폭락이 2008년 금융위기처럼 번질 가능성도 있나요?

A.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2008년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연쇄 충격을 준 구조적 위기였고, 지금 상황과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레버리지 ETF처럼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지적 패닉이 반복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책의 속도가 지금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결론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걸린 시장을 보면서 저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하나는 "이 정도면 구조를 바꿀 기회"라는 기대, 다른 하나는 "또 대책이 느리면 어떡하나"라는 우려입니다. 총투자 한도 내 레버리지 비율 제한은 지금 당장 집행 가능한 조치입니다. 빨리 하면 빠를수록 효과가 큽니다. 가변 레버리지 도입은 방향이 옳지만 법적 절차를 단축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시장은 논의 중인 대책보다 실제로 집행된 대책에만 반응합니다. 2007년 가을, 고점에서 들어갔던 고객들이 전화를 끊지 못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 시장에 있는 분이라면 레버리지 비중을 먼저 점검하시고, 대책이 실제로 집행되는 속도를 지켜보며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방향이 맞아도 속도가 늦으면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2SfkGbsP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