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삼성전자가 "너무 비싸다"는 말에 흔들렸습니다. 30대 초반, 주변 사람들이 다 말렸는데도 조금씩 사 모았고, 팔 때마다 후회했습니다. 지금 이 시장, 하루에 10%씩 오르내리는 변동성 속에서 삼성전자를 어떻게 봐야 할지 —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변동성 대응 — 흔들릴수록 멀리 봐야 합니다
2022~2023년, 삼성전자가 7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미끄러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반도체 다운사이클(downcycle), 즉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치는 시기였죠. 여기서 다운사이클이란 반도체 산업 특유의 공급·수요 사이클이 수요 부진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급락하는 구간을 말합니다. 그때 주변에서 "삼성전자 끝났다"는 말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20년 넘게 이 종목을 봐온 저도 흔들렸으니까요.
그런데 안 팔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오면 반드시 올라왔다는 걸 눈으로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삼성전자가 HBM4 기반 메모리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과 파운드리 부문 적자가 분기 단위로 축소되고 있다는 실적이 나왔습니다. 기다림이 보상받는 순간, 투자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 이겁니다.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연속으로 발동될 만큼 장이 출렁이면 많은 분들이 "지금 팔아야 하나"를 먼저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킷브레이커란 주가가 급락할 때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정지시켜 패닉 매도를 막는 제도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제도가 자주 발동될수록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패닉에 팔고 나면 반등을 못 타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서킷브레이커가 울릴 때 매도한 적도 있었는데, 그게 거의 항상 저점 부근이었습니다.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코 앞만 보고 운전하면 멀미가 납니다. 저 멀리를 보면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주식도 매일 시세를 들여다보면 멀미가 나지만, 10년 뒤를 보면 지금의 등락은 작은 노이즈에 불과합니다.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원리를 증명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발동 = 패닉 매도의 신호, 매수 기회일 수 있습니다
- 반도체 다운사이클은 언제나 업사이클로 전환됐습니다 — 역사적 패턴
- 변동성이 커질수록 단기 타이밍보다 장기 보유 전략이 유효합니다
- HBM4 엔비디아 납품 성공 + 파운드리 적자 축소는 실적 기반 회복 신호입니다
ETF 분산과 장기투자 — 삼성전자만 보면 놓치는 것들
많은 분들이 반도체 ETF를 따로 사야 할지 물어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따져봤는데, 코스피 200 ETF 안에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로, 특정 지수나 섹터를 통째로 담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를 직접 사는 것과 코스피 200 ETF를 사는 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얘기입니다. 거기에 반도체 ETF를 또 사면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두 종목에 쏠리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스몰캡(small-cap) ETF에 관심을 갖는 편입니다. 스몰캡이란 시가총액 1조 원 미만의 중소형 기업군을 가리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메가캡과 달리 그동안 시장의 주목을 덜 받아온 기업들이 포함됩니다. 밸류에이션(valuation), 즉 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대형주보다 낮게 형성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클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이고, 스몰캡이 대형주보다 항상 낫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편 삼성전자에 대해 "SK하이닉스 대비 저평가됐다"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시각에 절반만 동의합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 즉 AI 연산에 특화된 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디스카운트는 기술 격차만으로 생긴 게 아닙니다. 파운드리(foundry) — 타사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 — 의 고객사 신뢰 회복, 의사결정 속도, 오너 리스크 같은 비기술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HBM4 납품 성공 하나로 이 디스카운트 전체가 해소된다고 보는 건 다소 낙관적인 그림일 수 있습니다.
파운드리 흑자 전환 전망을 낙관하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TSMC의 2 나노(2nm) 공정 양산 일정과 인텔 파운드리의 행보가 변수라고 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고객을 확보하려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야 하고, 그 전제가 흔들리면 흑자 전환 시점은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 수출이 월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라선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그 과실이 삼성전자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경쟁 구도를 함께 봐야 합니다.
결국 제 경험상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월급의 일정 비율을 코스피 200 ETF와 스몰캡 ETF에 나눠서 꾸준히 사는 것이었습니다. 7,000원이든 8,000원이든 타이밍을 재지 않고 적립식으로 쌓아온 분들이 지금 가장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지금 사도 될까요, 너무 오른 거 아닌가요?
A. 단기적으로 많이 오른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비싸서 못 샀다"는 말은 5,000원 때도, 7만 원 때도 똑같이 나왔습니다.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보다 월 일정 금액을 꾸준히 적립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온 게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전 재산을 한 번에 넣는 게 아니라 일부를 꾸준히 사는 것이라면, "지금 비싸다"는 판단은 생각보다 큰 변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
Q. 코스피 200 ETF 사면 반도체 ETF는 안 사도 되나요?
A. 코스피 200 ETF 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반도체 ETF를 추가로 사면 사실상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 두 종목에 집중되는 셈입니다. 반도체에 집중 베팅하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분산 효과를 원한다면 반도체와 무관한 스몰캡 ETF나 코스닥 관련 ETF를 함께 담는 방식이 더 균형 잡힌 구성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Q. 삼성전자 HBM4 납품 성공하면 주가 바로 오르는 건가요?
A. HBM4 엔비디아 납품 성공은 분명 긍정적인 재료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단일 호재로 바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운드리 적자 축소 속도, TSMC와의 기술 경쟁 구도, 비기술적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 여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한 가지 재료만 보고 단기 기대를 크게 잡으면 실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으므로, 실적 흐름 전체를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Q. 서킷브레이커 발동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서킷브레이커는 시장이 급락할 때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제도입니다. 발동 자체가 패닉 상태를 의미하는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그 시점에 매도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서킷브레이커가 울리는 시점이 오히려 저점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패닉에 팔기보다 자신의 장기 투자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으로 삼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삼성전자를 30대 초반부터 들고 왔다가 팔았다가를 반복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팔 때마다 후회했고, 들고 있을 때마다 결국 잘됐습니다. 지금 이 시장은 AI, 지정학 리스크, 환율, 에너지 가격이 동시에 요동치는 그야말로 전례 없는 복합 변수 속에 있습니다. 그럴수록 "이번엔 진짜 폭락이 온다"는 목소리에 흔들리기보다, 내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이 맞는지 점검하는 게 먼저입니다.
삼성전자 직접 투자든, 코스피 200 ETF 적립이든, 스몰캡 ETF 분산이든 — 어떤 방식이든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뒤에 "그때 들어갈 걸"이라고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 타이밍을 맞추는 사람은 없습니다. 꾸준히 들고 가는 사람이 결국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