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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투자 (분할매수, 블랙스완, 지속가능투자)

by 신연금연구 2026. 10. 12.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 돈을 버는 게 아닙니다. 실수를 덜 하는 사람이 끝까지 남습니다. 이십 년 넘게 금융권에 있으면서 제가 가장 뼈저리게 배운 문장이 이겁니다. 선배 한 분이 장이 빠지는 날 하루 사이에 사고팔기를 서너 번 반복하다 시장 낙폭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는 걸 옆에서 지켜봤을 때, 그때부터 저는 매수 방식을 바꿨습니다.

 

분할 매수와 무레버리지 원칙으로 위험을 줄이는 투자 설명 장면
분할 매수와 무레버리지 원칙으로 위험을 줄이는 투자 설명 장면

-95%도 가만히 있었으면 달랐다 — 레버리지의 진짜 위험

주식이 빠지는 날,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오늘 팔고 내일 더 싸게 다시 사자'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그 판단이 하루에 서너 번 반복된다는 겁니다. 제가 지점 초임 시절 모시던 선배가 딱 그랬습니다. 점심때마다 "내일은 오르겠지" 하고 웃으셨는데, 계좌는 매일 그 전날보다 더 깊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공포는 숫자가 아니라 속도에서 옵니다. 레버리지(leverage)란 자기 자본 이상의 금액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이 증폭되는 만큼 손실도 같은 배율로 커집니다. 문제는 이 배율이 심리를 먼저 무너뜨린다는 점입니다. 냉정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예측 불가능한 시장 충격을 블랙스완(Black Swan)이라고 부릅니다. 블랙스완이란 통계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일단 터지면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을 뜻합니다. 한 달 사이에 -95%가 가능한 것도, 그때 레버리지를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그 종목들은 결국 다 수익으로 돌아왔을 텐데, 15%씩 빠질 때마다 팔고, 다음 날 오르면 다시 사고, 그걸 일주일 반복하면서 손실이 그렇게 쌓입니다.

달러나 주식은 레버리지 1원도 쓰지 않는 게 맞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반면 자기가 실거주할 1 주택에 한해 대출을 활용하는 건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여기서도 현재 금리 수준과 소득을 반드시 같이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출 가능 여부와 감당 가능 여부는 다른 문제니 까요.

  • 레버리지는 수익과 손실을 동시에 배율로 증폭시킨다
  • 블랙스완 앞에서 레버리지 투자자는 버티는 시간 자체가 없다
  • 공포에 반응해 팔고 사기를 반복하면 시장 낙폭보다 손실이 커진다
  • 실거주 1주택 대출은 다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감당 가능 여부가 먼저다
요약: 레버리지는 공포 앞에서 판단력을 먼저 무너뜨리고, 그 결과는 시장 낙폭보다 훨씬 큰 손실로 돌아온다.

 

한 방에 사고 한 방에 팔면 안 되는 이유 — 분할매수의 구조

그 선배를 반면교사 삼은 날 이후로, 저는 매수할 때 무조건 나눠서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처음엔 귀찮았습니다. 한 번에 사면 도파민도 나오고 결과가 빨리 보이니까요. 그런데 한 번에 잘못 들어갔을 때의 대가가 어떤 건지를 옆에서 봤기 때문에, 그 귀찮음을 감수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분할매수 분할매도(Dollar Cost Averaging, DCA)란 매수·매도 시점을 한 번에 몰지 않고 여러 차례로 나눠서 집행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DCA의 핵심은 단순히 '나눠 사는 것'이 아니라, 평균 매수 단가를 안정시키고 한 번의 판단 실수가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 연구(출처: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에서도 일정 주기로 분산 투입하는 방식이 타이밍을 잡으려는 시도보다 장기 수익률 편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데이터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방식이 주는 가장 큰 효과는 심리적인 데 있습니다. 분할로 들어가 있으면 가격이 빠져도 '다음 분할 타이밍이 왔구나' 하는 프레임으로 보게 됩니다. 한 번에 전부 넣은 상태에서 가격이 빠지면 그건 그냥 공포입니다. 후배들이 "팀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으세요" 하고 물을 때, 저는 한결같은 게 아니라 큰 사고를 안 치려고 계속 나눠서 사고 있는 거라고 답합니다.

달러 투자를 10년 가까이 해온 경험자들이 "단 한 번도 잃지 않았다"라고 말할 때, 저는 그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분할매수 분할매도 시스템 안에서 전체 포지션 기준으로 손실 마감을 한 적이 없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편입니다. 환율이 1,500원 근처까지 갔다가 빠지는 구간에서 평가손실이 전혀 없었을 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원칙을 따를 때는 '절대 안 잃는 방법'이 아니라 '실수의 크기를 줄이는 구조'로 받아들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요약: 분할매수 분할매도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술이 아니라, 한 번의 판단 실수가 전체 자산을 흔들지 않도록 막는 구조적 안전장치다.

 

지금 잘하는 사람보다 오래 남는 사람이 이긴다 — 지속가능투자의 기준

7년 전에 주변에서 같이 투자 이야기 나눴던 사람들 중에 지금 소식이 끊긴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때 그분들이 저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움직였고, 단기 수익도 컸습니다. 그런데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레버리지 맛을 본 상태에서 블랙스완 한 번 맞으면 회복할 여지 자체가 없어지니까요.

지속가능투자(Sustainable Investment Strategy)란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적으로 자산이 살아남고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우선시하는 투자 방식을 말합니다. CFA Institute(공인재무분석사 협회) 자료(출처: CFA Institute)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장기 성과를 갉아먹는 가장 큰 요인으로 타이밍 추구와 과도한 거래 비용을 꼽고 있습니다. 한 방에 크게 먹으려는 시도가 오히려 장기 수익률을 낮춘다는 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자산의 일부를 장기적 투자 포지션으로 묶어두고 나머지로 분할매수 분할매도를 반복하면, 시장이 빠져도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적으로 버팁니다. 자산이 일하는 동안 저도 계속 시장을 관찰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싸고 비싼 수준에 대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쌓입니다. 이게 '장기 투자'와 '장기적 투자'의 차이입니다. 10년 전에 사놓고 지금 파는 게 아니라, 사고팔기를 계속하면서 그 자산을 장기적으로 이해해 가는 방식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잦은 거래가 오히려 피로를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분할로 접근하니 한 번의 거래에 걸리는 심리적 무게가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결국 투자 세계에서 고수라는 건 남들보다 잘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 틀렸을 때 피해를 최소화해 놓은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화제가 되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 그게 제가 이십 년 넘게 지켜온 기준입니다.

요약: 지속가능투자의 핵심은 잘 맞추는 것이 아니라, 틀렸을 때의 피해를 구조적으로 작게 만드는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할매수는 얼마씩 몇 번으로 나눠야 하나요?

A. 정해진 공식은 없습니다. 제 경험상 중요한 건 횟수보다 '한 번 틀려도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 크기로 나눴는가'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진입 예정 금액의 20~30% 이하로 첫 매수를 잡고, 이후 가격 흐름을 보며 추가 진입 시점을 잡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달러 투자는 환전 수수료 때문에 손해 아닌가요?

A. 제가 직접 써봤을 때, 수수료 우대 조건을 활용하면 실질 비용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시중은행 외화 예금 계좌를 통한 환전 시 90% 이상 우대를 받는 경우도 있고, 증권사 외화 계좌를 이용하면 더 낮출 수 있습니다. 수수료 자체보다 환율 진입 타이밍과 분할 여부가 수익률에 훨씬 큰 영향을 줍니다.

 

Q. 지금 같은 상승장에서도 레버리지를 쓰면 안 되나요?

A. 상승장이 레버리지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바로 가장 위험한 시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번엔 다르다'고 느낄 때 블랙스완이 옵니다. 코스닥이 300~400% 오르는 장에서 레버리지 맛을 본 분들이 그다음 하락장에서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는 패턴은 반복됩니다.

 

Q. 장기 투자랑 장기적 투자는 뭐가 다른 건가요?

A. 장기 투자는 사놓고 기다리는 방식이고, 장기적 투자는 그 자산을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이해를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후자가 더 능동적입니다. 10년 전에 사서 지금 파는 것과, 10년 동안 그 자산과 함께 시장을 겪어온 것은 결과적으로 다른 투자자를 만들어냅니다.

 

결론

이십 년 넘게 금융권에 있으면서, 저 주변에서 한때 잘 나가던 분들 중 지금 없는 분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단기에 크게 먹으려 했다는 겁니다. 투자는 프로 테니스가 아닙니다. 실력자끼리 붙어서 더 잘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덜 실수하는 사람이 끝까지 남는 게임입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분할매수 분할매도로 실수의 크기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것. 화려하지 않지만, 제 경험상 이게 가장 오래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수익률이 화제가 되는 방식보다, 5년 뒤에도 같은 방식으로 버티고 있을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HHQpB8CsSs